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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동행 2013.02.01
커피 한 잔을 들고 햇살을 만끽하려 창문을 열었다. 거리를 분주하게 오가는 사람들 사이로 쓰레기통에 버려진 꽃들을 보았다. 아까운 마음에 몇 송이 주워 화병에 꽂아 두었다.

다음 날 출근해 보니 사무실에 꽃향기가 그윽했다. 백합 두 송이가 활짝 핀 것이다. 반가워 외투도 벗지 않고 의자에 앉아 꽃을 바라보았다. 화병 주위에는 담배꽁초 그득한 재떨이가 아무렇게나 놓여 있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제 몫을 다해 꽃을 피운 것이다.

“나를 이렇게 기쁘게 해 준 너에게 무엇으로 보답할까?”
아름다운 자태를 사진기로 담아 오랫동안 간직하는 방법밖에 해 줄 것이 없었다. 나는 사진을 찍으며 속삭였다. “기특하구나.”
나는 무대 소품을 제작하고 있다. 수작업이라 일일이 신경 쓰다 보니 상대방과 언성을 높여 다투는 일도 많다. 일이 없을 때는 없다고, 많을 때는 많다고 툴툴거렸다. 서로 힘을 합쳐도 될까 말까 한 상황에 내 고집만 내세웠다. 작은 소품은 도구 탓을 하고, 큰 소품은 장소 탓을 했다. 결국 환경이란 마음먹기에 달린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한 송이 버려진 꽃도 제 몫을 다하는데.' 이렇게 생각하니 꽃이 더욱 아름다워 보였다. 우울했던 마음을 가다듬고 움츠렸던 어깨를 폈다.

“그래, 힘내자. 다 잘될 거야.”
창문을 활짝 열고 꽃과 오후의 햇살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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